VR 기술이 군대 훈련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사격 훈련, 전술 모의훈련, 전투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중이며, 국방부는 이를 통해 효율성과 실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한다. 본문에서는 군의 VR 훈련 도입 현황과 실제 적용 사례를 종합적으로 정리한다.
가상현실, 이제 군대 훈련의 표준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더 이상 게임이나 체험 콘텐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대한민국 국방부는 병력 감축, 훈련 예산 절감, 실전 대응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VR 기반 훈련 시스템을 각급 부대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반복적이고 물리적 제약이 많았던 훈련에서 탈피해, 병사 개개인이 보다 몰입도 높은 환경에서 전투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팬데믹 이후 대면 훈련이 제한되면서 VR 기반 비접촉 훈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발맞춰 육·해·공군을 포함한 주요 전력 부대들이 앞다투어 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다. VR 기술의 적용은 단지 새로운 기술의 시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전장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실전적 훈련 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군대 내 VR 훈련의 도입 배경과 구체적인 활용 사례, 기대효과 및 향후 과제까지 전반적인 현황을 정리한다.
1. VR 훈련의 적용 분야와 실제 사례
VR 기술은 훈련의 몰입도를 높이고, 반복 훈련이 가능한 강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군사 교육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1. 사격 훈련 시뮬레이터 국방부는 최근 '가상현실 기반 사격훈련 체계'를 전국 주요 훈련소에 확대 설치하고 있다. 병사는 실탄 없이도 실제 거리감, 반동, 표적 이동 등을 VR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으며, 총기 조작 능력과 반응 속도 향상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육군훈련소, 논산훈련소, 3사단 백골부대 등에서는 해당 시스템이 상시 운용 중이다. 2. 전술 지휘 훈련 소대·중대급 전술 시뮬레이션에서는 VR 장비를 통해 병사와 간부가 가상 전장에서 함께 작전 수행을 연습할 수 있다. 야간 매복, 도시 전투, 건물 진입 등 복잡한 작전을 반복 훈련 가능하며, 이로 인해 실제 훈련 대비 비용은 낮고 리스크도 줄어든다. 3. 기갑 및 항공병과 교육 기갑 병과는 VR을 활용해 전차 내부 조작, 주포 조준, 전장 주행 등을 가상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고, 공군 조종사 훈련에서도 전투기 조종 시뮬레이터가 기존보다 더욱 정밀해져 실전감 있는 비행 훈련이 가능해졌다. 2023년 공군 제1전투비행단은 F-35A용 VR 훈련기를 실전배치했다. 4. 대테러·대민 지원 상황 훈련 해병대와 특전사에서는 비상 상황 대응을 위한 VR 기반 상황 인식 훈련을 시험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공항 테러 대응, 인질 구출, 화재·붕괴 구조 시뮬레이션 등도 시나리오별로 훈련 가능하다. 이처럼 VR은 훈련의 공간적 제약을 넘고, 다양한 위협 상황에 대한 반응 훈련을 비현실적인 예산 소모 없이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2. 도입 목적과 기대 효과
VR 훈련 시스템이 도입되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과 실전성의 동시 확보다. 1. 비용 절감 실탄, 장비, 차량, 연료 등 기존 훈련에서 소모되던 물리적 자원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전차, 전투기, 대규모 합동 훈련 등에서는 비용 차이가 수십 배에 달한다. 2. 훈련 반복성과 숙련도 향상 실제 훈련은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따르지만, VR 훈련은 병사 한 명이 무제한 반복 가능하다. 개인별 기록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훈련 성과 분석까지 가능하여 개인 맞춤형 훈련도 실현된다. 3. 위험도 감소 고공 낙하, 사격, 폭발물 해체 등의 고위험 훈련을 VR로 사전 체험하게 함으로써 실제 훈련 시 사고율을 줄일 수 있다. 훈련 미숙에 따른 부상이나 장비 파손도 감소한다. 4. 병사 만족도 및 몰입도 향상 젊은 세대 병사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몰입도와 학습효과가 높다. VR은 단순 체력 중심의 훈련이 아닌 지능형 훈련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병사들의 훈련 동기 부여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효과는 장기적으로 군 전체 훈련 체계의 스마트화와 전력 최적화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3. 도입의 한계와 개선 과제
VR 훈련이 가진 가능성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1. 장비 도입 및 유지 비용 초기 구축 비용이 높고, 장비의 내구성과 유지보수가 쉽지 않다. 일부 부대에서는 기기 고장 시 즉각적인 수리가 어려워 훈련 공백이 발생하기도 한다. 2. 현실감 부족 및 훈련 전이성 문제 VR이 제공하는 시각적 몰입은 뛰어나지만, 실제 감각(피로도, 무게, 냄새, 촉각 등)을 100% 대체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실전 상황과의 괴리감이 존재하며, 가상에서 익힌 기술이 실제 행동으로 얼마나 전이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3. 전 부대 확산의 어려움 일부 부대에만 시범 도입된 상황으로, 전체 부대로 확대되기까지는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 부대 규모, 여건, 인프라에 따라 적용 편차가 존재하며, 사용자 숙련도 역시 차이를 만든다. 4. 데이터 보안 문제 훈련 중 생성되는 전략·전술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보안 체계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 확대와 함께, 군 내 IT 인프라 및 전문 인력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민간 기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장비 표준화와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미래 전투 준비, 가상현실이 먼저 간다
VR 훈련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미래 전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병력 중심에서 기술 중심의 군대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가상현실은 훈련 효율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일부 부대와 병과 중심의 시범 적용 단계이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모든 병사가 VR 기반 훈련을 일상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군대 내 VR 훈련의 도입은 '효율'과 '실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택이며, 이는 더 스마트하고 강한 군대로의 진화를 의미한다.